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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꽃잎에도 하나님의 손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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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화폭에 담고자 하는 마음은 어느 작가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특히 하나님의 시각으로 자연을 보고자 하는 현대의 작가들에게는 이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화려하거나 장대한 경치도 그릴 수가 있지만 그래도 제일 즐겨하는 대상은 평범한 자연의 모습이다.
바위가 널려있는 들판의 모습이나 개울물이 흐르는 시냇가 그리고 돌담길을 따라 피어 있는 들꽃이나 길가의 이름 모를 풀들, 봄날에 흩날리는 꽃잎들과 같은 것들은 너무도 손쉽게 주위에서 볼 수가 있는 것이지만 거기서 주님의 손길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은혜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풍경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보고자하였던 하나님의 손길 이 깃든 곳이 아닐까? 어디에도 없는 듯 안보이지만 또한 어디에나 분명히 숨겨져 있는 보물찾기처럼...
여기에 소개하는 두 그림들도 이런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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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Song of Praise, 2004, 작가 소장
밝은 색조 속에서 대각선으로 내려오는 꽃들의 흐름은 김창희 화백의 작품 이다. 여러 색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 꽃들은 작가에 의하면 민들레의 홀씨로서 여기저기로 떠다니는 모습이라고 한다. 작가는 “나는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흩날리는 것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 생존력이 강하고 잘 번식하여 더 넓은 세계로 바람 따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꽃씨.... 날아오르는 모습이 아릅답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 꽃씨들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이리저리로 날아가서 또다시 새 생명을 잉태하는 것이 마치 복음의 씨앗처럼 이곳저곳에 옮겨져 생명의 역사를 이루는 것과 같이 여겨진다. 그래서 작가는 목회자로서 그 역할을 실제로 감당하기를 원하여 그러한 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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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걸, 어느 봄날, 2010, 작가 소장
흩날리는 꽃잎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앞의 그림과 달리 주변의 모습을 더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최영걸의 <어느 봄날>이다. 여기에 보이는 장면은 제목처럼 따뜻한 봄날의 아주 평범한 장면이다.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염소들과 울타리 곁의 흰 강아지, 그리고 나즈막한 산자락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노란 산수유 꽃은 평범함 속에서 조용한 생명들이 힘있게 터지는 밝고 건강한 아름다움이다. 봄날의 신선한 아름다움이야말로 하나님의 선물이며 축복임을 더욱 느끼게 된다. 이 보다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 노란 산수유 꽃들은 가을이 되면 빨간 열매가 되어 누군가의 생명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또 하나의 씨앗이 될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장면들을 그리는데 매우 정교한 극 사실에 가까운 기법을 쓰고 있다. 마치 사진과 같은 모양이나 보다 더 밝고 생기 있게 묘사하여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스쳐지나가기 쉬운 자연의 한 장면에서도 작가는 자연의 섭리와 그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고 있다.
비록 작은 꽃이나 꽃잎들에서도 우리는 주님의 따스한 사랑의 손길을 느끼기에 오늘도 기쁨으로 이 외롭고 험난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이 봄날에도 역시 수많은 꽃들이 피고 지며 또한 바람에 흩날릴 것이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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